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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중심 사고가 실패하는 이유

스타트업

by 김타키 2021. 10. 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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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스타트업에 다니면서 느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피드백은 항상 환영입니다 :)

 

스타트업은 기존에 없던 신사업이라 정말 많은 문제가 숨어있고 드러납니다. 이럴 때마다 아이디어를 해결 도구로 삼고 문제 해결을 해야 합니다. 브레인스토밍을 거치고 아이디어를 내놓죠.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타노스의 핑거스냅처럼 단번에 해결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신이 나서 아이디어에 어떤 살을 붙여 구체화시킬지 궁리하죠.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디어 중심적인 사고는 문제 해결에 위험합니다. 문제 해결에서 아이디어만 중요시되면서 문제 해결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왜 아이디어 중심 사고는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을까요? 한번 그 이유를 살펴볼게요.

 

문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원인에 적합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 중심 사고는 문제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한 사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에만 집중합니다. 프로세스를 간단히 요약하면 '문제 - 해결 아이디어 - 실험' 이런 흐름입니다. 하지만, 정말 문제를 해결하려면 프로세스는 '문제 - 문제 원인 파악 - 해결 아이디어 - 실험'이어야 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사실 말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문제 중심 사고'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죠. 문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문제 사실과 아이디어에만 치중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문제 원인과 직결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실험까지 했으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겁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한 아이디어 중심 사고는

'우리 MAU가 낮아졌대. 사람들이 앱을 안 들어와. 이거 정말 문제야. 이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뭐가 있을까? 옆집 철수네는 MAU가 높아. 보니까 철수는 이 방법으로 MAU를 높이는 것 같아. 우리도 철수 방법 써먹자.'

이런 흐름이었습니다. 문제는 발견했는데(문제가 드러난 것에 가깝죠) 이 문제 원인은 생각 안 하고 문제를 빠르고 기똥차게 해결할 생각만 했어서 경쟁사 아이디어를 빌려 해결하려 했던 거죠. 경쟁사 아이디어가 우리 MAU 낮아진 원인에 직결하는 아이디어가 아닐 텐데도, 경쟁사 MAU가 우리보다 높으니까 이 아이디어를 쓰면 된다는 짧은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문제 중심 사고는

'우리 MAU가 낮아졌대. 사람들이 앱을 안 들어와. 왜 안 들어오지? 데이터를 보니까 이게 원인이야. 이 원인에 맞는 아이디어가 뭐가 있을까? 이러한 원인이 있으니 여기에 맞는 이 아이디어를 일단 작게 실험해보자. 고객 반응을 살피면서 구체화시키자.'

이런 흐름입니다. 기똥찬 아이디어도 아니고 작게 시작하긴 하지만 문제 원인에 맞는 해결책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 확률은 높아지는 거죠.

 

문제 해결의 시작점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제 원인입니다. 타노스의 핑거스냅 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제 원인에서 나옵니다. 문제 해결에 가장 집중해야 할 지점이죠.(마케팅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한 걸로 알고 있지만,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논리적인 사고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디어에 매몰된다

문제 해결에 기똥찬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옷을 번은 채 거리로 나가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처럼 신이 나서 팀원들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하죠. 팀원들과 함께해 아이디어는 점점 구체화됩니다. 여기에 이 기능을 달아야 해, 이 기능도 달아야 해 하면서 불어난 눈덩이처럼 아이디어는 점점 커집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사실은 정작 중요한 문제 해결과 멀어진 채 아이디어에 매몰됐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디어에 매몰되면 문제 해결 본질은 잊힙니다. 자신이 생각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스스로 자극받아 이 아이디어를 끝까지 살려서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클 겁니다.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거죠. 문제 해결로 시작된 아이디어였지만 아이디어가 중심이 된 채 문제 해결은 뒤로 물러납니다.

 

제가 느끼기에 아이디어에는 지적 쾌락이 있습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같은 뉴턴의 만유인력 사과 같은 획기적인 생각을 발견하면 이 아이디어에 심취합니다. 창의적인 해결책을 생각했다는 지적 자부심에 빠지고 내가 만든 이 해결책을 예쁘게 키워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아이디어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아이디어에 빠진 나를 경계하고 이 아이디어가 문제 원인과 적합한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겉만 번지르한 해결이 아니라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 중심 사고에서 진정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아이디어 중심 사고가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아이디어 중심 사고가 잘못된 방식이라고는 안 합니다. 아이디어 중심 사고도 문제 해결을 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대로 된 문제 해결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문제 중심 사고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느끼기에는 아주 작은 불편함이라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개선한 서비스와 상품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전제품이든 자동차든 앱 서비스든 똑같습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형태로 진화하기 위한 진정한 해결책은 아이디어 중심 사고보다는 문제 중심 사고에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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